아툴 가완디의 《체크리스트 선언(The Checklist Manifesto)》을 다시 읽었다. 외과의사인 저자가 수술실의 실패를 추적하며 도달한 결론은 의외로 소박하다 — 복잡한 일에서 전문가는 몰라서 실패하는 것이 아니라, 아는 것을 건너뛰어서 실패한다.
이 관점에서 보면 체크리스트는 기억 보조 도구가 아니다. 실패가 일어나는 지점에 미리 세워 둔 가드레일이다. 그래서 좋은 체크리스트는 모든 단계를 나열하지 않는다. 건너뛰기 쉬운 지점, 건너뛰면 비싼 지점만 짚는다.
SOP를 만들 때 흔히 하는 실수가 여기에 닿는다. 업무의 전 단계를 문서화하면 아무도 읽지 않는 두꺼운 문서가 된다. 물어야 할 것은 “이 일의 순서가 무엇인가”가 아니라 “이 일은 어디서 실패하는가”다.
출처: 아툴 가완디, 《체크리스트 선언》.
